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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자책방/책 리뷰(월~금 연재)

위화의 '인생' #2 - 한 때 가장 좋아했던 소설. 그러나.

by 달자책방 2021. 1. 19.

안녕하세요. 달자책방의 전달자입니다.

처음에는 너무 좋았는데 시간이 지나 다시 접하니 실망스러운 경우.

책, 영화, 음악, 그림과 같은 것들은 물론이고 패션, 장소, 음식 그리고 사람. 모든 부분에서 이런 경험을 해보신 적 있으실 거예요. 저도 그렇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과거에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문제들이 지금은 불편하게 다가왔을 때 실망하고, 더 이상 완전히 즐길 수가 없게 되는데요.

안타깝게도 소설 '인생'이 제게는 그렇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인생' 속 불편한 부분들에 대해 살펴보려 하는데요. 그럼 위화의 '인생' 리뷰. 그 두 번째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한 때 가장 좋아했던 소설 '인생'

한 때 가장 좋아했던 소설. 그러나

첫 번째 리뷰에서 한 때 가장 좋아했던 소설이라고 해놓고, 바로 다음 리뷰에서 이를 비판하기 위해 '그러나'를 넣었습니다. 안 좋은 것을 먼저 보여드리자. 뭐 이런 생각입니다.

좋아하는 작품을 반복해서 보는 것을 좋아해요. 이번 리뷰를 쓰기 위해 읽은 것까지 포함하면 '인생'을 한 4번? 5번? 정도는 읽었을 듯합니다. 처음 읽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몇 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죠. 그리고 그 시간 동안 많은 변화들이 있었습니다. 사회적으로도 많은 변화들이 있었고, 제 가치관에도 많은 변화들이 있었죠. 그러한 변화들은 '인생'을 처음 읽을 때는 느낄 수 없었던 불편함을 다시 읽을 때마다 점점 크게 느끼게 해 주었죠.

 

'인생' 속 전근대적 여성관

처음 '인생'을 읽을 때는 처음부터 끝까지 아무런 불편함 없이 읽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인생'의 읽다 보면 불편한 부분이 많이 나옵니다. 특히 이야기 초반에는 읽기가 매우 불편했습니다. 불편하다는 것을 처음 인지했을 때 어떻게 내가 예전에는 이 내용을 읽고도 불편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소설 초반 망나니 푸구이. 폭력 남편

 

이 불편함은 '인생'에 나오는 전근대적 여성관에서 나옵니다. 앞부분은 전근대적 여성관이 너무 곳곳에 드러나서 불편한 부분이 많고 뒷부분으로 갈수록 줄어들긴 하지만 그래도 곳곳에 등장합니다. 시대가 반영되어 있는 소설이다 보니 소설 전체적으로 이러한 관점이 기본 베이스가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만. 아쉽긴 했습니다.

 

몇 가지 내용을 살펴보면 탕진하기 전 푸구이가 임신한 자전을 발로 차는 부분을 비롯한 정신 차리기 전 푸구이가 아내 자전을 대하는 모든 부분.(초반에 나오는 푸구이는 그 자체가 불편이다.)

그러한 푸구이를 묵묵히 기다려주고 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이끌고 참아주기 때문에 현명하고 어진 아내라고 평가하는 부분. 결혼식 날 신부의 모습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 등

하나하나 집어내기 벅찰 정도로 더 많은 부분들이 전근대적 여성관을 보여주고 있었고, 내가 느끼지 못한 부분에서도 있었을 것입니다.

 

이런 부분들은 이제야 제대로 자리 잡은 성별에 대한 가치관과는 많이 달라서 읽는 내내 불편함을 감수해야 했습니다. 시대를 반영한 소설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그래도 불편한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불편함 때문에 '인생'을 연재 리뷰로 진행할 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읽으면서도 지금이라도 다른 작품으로 바꿀까 생각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생'으로 연재 리뷰를 진행하게 된 것은 

'인생' 속에서 꼭 다루고 싶은 인생에 대한 이야기가 있기 때문입니다. 다음 포스팅에서 말씀드릴 '인생' 속에서 다루고 싶은 이야기가 어찌 보면 당연한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그 당연한 이야기를 이렇게 몰입력 있게 전개할 수 있는 작품은 찾기 힘들기 때문에 불편함을 감수하고서라도 리뷰로 담고 싶었습니다.

 

또한 고전 명작이나, 과거 만들어진 작품 같은 경우는 그 시대의 보편적 혹은 지배층의 가치관을 담기 마련이고, 그 부분이 현재에는 불편한 가치관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작품 속에서 배울 부분이 있다면, 여기에 더해 이 작품을 대체할 만한 다른 작품이 없다면 불편한 부분들도 수렴하여 리뷰하려 합니다. 다만 현재에 불편한 가치관들은 집고 넘어가려 합니다.

 

더하자면 그런 불편한 것들을 계속 말하면 작품을 못 만든다고 하는 분들도 있지만,  올바르게 자리 잡은 가치관으로는 작품을 만들지 못하고 과거의 가치관 안에서만 작품을 만드는 작가는 자연스럽게 도태될 수밖에 없겠죠. 

 

제가 준비한 '인생' 리뷰 두 번째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두 번째 이야기에서는 '인생'에 대한 부정적인 이야기를 주로 다뤘네요. 그래도 충분히 한 편의 리뷰로 쓸 만한 내용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리뷰를 읽고 책을 읽는 것을 고려 중인 분들이라면 오늘 말씀드린 부분을 생각해두시면 좋을 듯합니다.

그럼 위화의 '인생' 리뷰. 세 번째 이야기에서는 제가 '인생' 리뷰를 통해 전달해드리고 싶었던 진짜 이야기를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추천하시는 책이나 리뷰를 읽어보고 싶은 책이 있으신 분들 혹은 기타 문의사항은 방명록이나 메일로 말씀해주시면 확인 후 답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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